Dear you,
Dear you,
Dear you
Where you are
whereisbyeol
letters from wherever i am
Chiang Mai, Thailand
Dear you,
디지털 노마드로 살기로 했습니다. AI가 디지털 일자리를 독식하겠다고 질주하는 마당에 디지털 노마드라니요. 잘못하면 디지털은 떼이고 그냥 떠돌이가 될지도 모르겠어요.
첫 도시로 치앙마이를 선택했는데요. 발리는 제가 아직 수영을 못해서 탈락, 쿠바는 시가를 못 피워서 탈락, 시드니는 바퀴벌레가 손바닥만 하다고 해서 탈락. 스페인은 지금 가면 제가 너무 열심히 놀 것 같아 탈락시켰어요.
사실 다 핑계고, 저는 이제 백수가 되었으니까요. 비행깃값도 생활물가도 가장 싸고, 저와 같은 처지의 사람이 많다는 곳으로 정했습니다. 치앙마이가 디지털 노마드들의 성지래요. 그래서 치앙마이로 왔습니다. 노트북 하나 들고, 어쩌다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는 사람들. 이곳 옆자리에는 그런 사람들이 앉아 있을 것 같아서요.

어젯밤. 12시 땡 하니 도착한 치앙마이의 숙소에서 29살이 되는 생일을 맞이했습니다. 스스로에게 주는 생일 선물로 새로운 삶이라니, 혼자 키득 웃으며 '꽤나 멋진 선물인걸?' 했어요. 사는 곳도, 해야 할 일도 정해지지 않은 삶. 언제, 어디서든, 무엇이든 해도 되는 삶. 그렇지만 이제 반품은 안 되는 그런 선물이요. 어젯밤 도착한 치앙마이, 첫 숙소 벽에 걸린 오래된 나무 거울 속에 비친 제가 꽤 달라 보였어요. 눈빛은 반짝, 입꼬리는 치앙마이에 와 있는데, 눈썹은 아직 인천공항에 두고 온 얼굴이랄까요. 달라진 거라곤 한국에서 비행기를 6시간 탄 것뿐인데요.
출국할 때 인천공항까지 몰래 마중 나와 준 친구들이 써 준 편지를 12시 땡 하고 읽었습니다.
친구들은 제가 언제고 떠날지도 모르는 그런 사람인 걸 이미 알고 있었나 봐요. 그럼에도 함께한 시간이 즐거웠고, 행복했다고. 제가 A you're adorable 하고, B you're so beautiful 하고, C you're a cutie full of charms 하다고요. 눈시울이 살짝 붉어진 채 함께 준 태국 돈과 달러가 든 작은 수첩을 열어보고는 태어나서 처음 받아보는 돈 선물이군 하며, 꼭 의미 있게 써야겠다. 마음먹었습니다.


12시가 넘은 늦은 밤이지만, 생일을 기념해보자 문을 연 바를 찾아 나섰습니다. 늦은 밤의 치앙마이는 오토바이가 쌩쌩 다니고, 나무가 많고, 달이 참 밝았습니다. 15분가량 걸었을까요. 문을 연 가게나 바는 없더군요. 핸드폰 로밍 설정이 잘못되었는지 아직 지도도 켤 수 없는 상태여서 길을 잃기 전에 눈앞에 나타난 편의점에 들어가 몬스터 하나와 편의점 하와이안 샌드위치 하나를 친구들이 준 돈으로 결제를 하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비록 편의점이지만, 첫 치앙마이 그것도 생일 식사니까 이 정도면 소중하게 쓴 게 맞겠지요?

첫 태국에서의 생일 식사를 하고는 혼자 피식 웃으며 침대에 누웠습니다.
설레는데 불안합니다. 하필 이런 대AI 시대에 노트북 하나로 먹고살겠다고 나선 불안. 아무 데나 가도 되고 누구를 만나도 된다는 설렘.
whereisbyeol은 제가 머무는 나라마다 한 편씩 써서 메일로 보내려 합니다.
첫 편은 치앙마이이고 이곳에 얼마나 있을진 모르겠지만 한 달여간은 지내 볼까 합니다. 편지가 무슨 요일에 갈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카오소이가 유난히 맛있던 날일 수도, 비가 와서 숙소에 갇힌 날일 수도 있어요. 그래도 일주일을 넘기지 않고 보내보겠습니다.
제 편지를 받아보고 싶으시면, 커피 한 잔 혹은 치앙마이에서의 카오소이 한 그릇, 혹은 네그로니 한 잔을 골라주시면 됩니다. 무엇을 고르셔도 같은 편지가 갈 거예요.
지나가는 사람을 붙들고, 내 얘기 좀 제발 들어달라 부탁해놓고는 염치없이 기왕 들어줄 이야기 술도 한 잔 사달라 말하는 그런 마음이지만서도요.
그래도 백수인 친구를 만날 땐 '내가 살 테니 나와'라고 하는 게 국룰 아니겠습니까?

생일날에 이 글을 쓰고, 이제 재즈바에 가보려 합니다. 밖에 비가 오네요. 우산이 없는데. 어쩌지.
아무튼, 네그로니를 보내주시면, 저도 이제 곧 갈 재즈바에서 한 잔 시켜 건배하겠습니다. 사진은 보내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생일이니까, 또 치앙마이 첫날이니까, 오늘은 조금 취해보려고요.
그럼 짠!
치앙마이에서,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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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편지를 고르더라도 똑같은 편지가 가요.
신청하면 입금 계좌를 안내해 드려요.
입금이 확인되면 치앙마이의 첫 편지부터 보내 드립니다.
— 별, 곧 치앙마이에서
고마워요!
입금이 확인되면 로 첫 편지를 보내 드려요.
how this was made
이 섹션은 위 대화로 기획하고 Claude Code로 만들었어요.